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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광 칼럼 | 히포크라테크 선서와 AI 선서

2024.03.22 최형광  |  CIO KR
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위한 일을 한다. 일을 통해 꿈을 실현하고 본인의 성장과 커리어를 만들고 자아실현을 이루고자 한다. 시작은 경제적 가치를 얻기 위함이 크더라도 일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기여하며 개인적인 가치를 높이며 자존감과 사명감을 찾고자 한다. 

직업과 소명의식
먼 과거에는 생활이 일이었기에 직업이라 부르지 않았다. 직업이란 인류의 사회적 진화와 발전과정에서 점진적으로 형성됐다. 예를 들면, 고대 문명에서는 농업, 사냥, 목공 등 생활의 기본적인 일이 존재했고 중세에는 영적계급인 주교, 사제, 수도사 그리고 세속계급인 영주, 기사, 상인, 평민과 노예 등의 직업군이 나타났으며,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현대적 의미의 직업인 노동자, 기술자, 회사원, 엔지니어 등의 직업이 등장했다. 

직업의 개념도 종교개혁과 산업혁명 이후에 정립되기 시작했다. 고대문명에서의 일이란 고통이나 고난이며 육체의 노동을 의미했고, 중세에는 신분에 따라 해야 하는 운명으로 간주됐다. 종교개혁 후 직업은 하나님의 소명(Calling, 부르심)이며, 세속적인 일과 직업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신의 명령에 따라 이웃을 위한 사랑의 실천”으로 전파됐다. 근대로 들어오면서 직업이라 불리며 다양하고 전문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갑오경장의 신문물이 도입되면서 근대 직업개념이 생기게 되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허준 선서
특정 직업군의 경우 집단 구성원이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윤리적, 전문적 행동을 약속하기 위해 선서 의식을 갖는다. 이러한 행위는 해당 직업군의 프로페셔널리즘과 신뢰성, 윤리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서는 직업군이 고귀하고 존중 받기 때문이 아니라 공공성과 윤리성, 사회의 공헌과 희생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의사, 법관, 군인과 공무원, 종교인, 기자와 같이 선서를 하는 직업군이 있다.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하고, 법관윤리강령을 준수하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마음가짐으로, 공무원은 업의 특성상 국가나 지역의 법과 규제를 준수하고 시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선서를 하며, 군인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직무 수행을 위해 충성과 의무를 다지며, 기자는 공정성을 기반으로 사실을 보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업의 특성을 위한 선서를 한다.


[그림1]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허준 선서

의업에 종사하는 의사와 한의사, 약사, 간호사 또한 선서를 한다. 의사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한의사는 허준 선서, 약사는 디오스코리데스 선서, 간호사는 나이팅게일 선서를 한다. 의업관련 선서의 공통적 특징은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는 내용을 지니며,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가장 먼저 생각하며, 환자의 비밀을 지킨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의사의 경우 전쟁터에서도 아군과 적군의 생명을 가리지 않고 인도주의적 실천을 위해 노력한다.

선서를 하는 직업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선서를 하는 직업은 대게 사회적 또는 직업적 윤리적 의무를 가지고 있다. 해당 직업의 규범과 원칙을 준수하여 공정하고 도덕적인 행동 준수를 의미한다. 둘째,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공공성을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신뢰를 준수하기 위함이다. 셋째는 법률과 규범의 준수다. 예를 들어 변호사나 공무원은 법에 따라 선서를 하게 된다. 

넷째, 직업의 전문성과 존중을 지키기 위함이다. 선서를 하는 직업의 종사자들은 자신의 직업과 윤리적 원칙에 대한 약속을 공개적으로 선언함으로써 자부심과 스스로의 엄격성을 갖고 직업적인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한다. 다섯째, 사회적 책임을 높이고자 함이다. 선서를 하는 직업의 종사자들은 자신의 결정과 행동이 사회 및 개인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깨닫기 위함이다.

AI 튜링 선서
3차 산업(서비스 산업)으로 기계화, 자동화, 컴퓨터의 활용에 의해 물질적 재화 생산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인공지능 시대에는 데이터 기반의 지식과 정보활용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전환의 축은 컴퓨터가 만들고 있다. 컴퓨터는 인류가 만든 가장 범용적인 제품이며 솔루션이다. 가장 범용적이라 함은 모든 영역에 파급을 주고 근간을 이루는 일상의 기본이 된다는 것이다. (관련 칼럼 ‘일상화된 기술의 위기’)

직업적 선서는 그 직군의 고귀함이나 직군의 희소성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공공성과 윤리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직업에서도 선서를 할 수 있다. 작게는 회사의 윤리규범을 준수를 위해 선서가 요구될 수 있고, 필요한 모든 직업군에서 선서를 할 수 있다. AI 기술에도 아군과 적군이 없다. [그림2]에서 OECD의 인공지능 원칙과 권고사항을 볼 수 있다. 인공지능은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 파급되어 일상화된 모든 일에 사용되기에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그림2] OECD AI Principles

OECD의 인공지능 원칙은 인간과 지구의 성장과 복지를 위해 도움이 되어야 하고, 법률과 인권 및 민주주의 가치를 존중하는 설계를 하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보장하기 위해 적절한 보호장치를 포함하고, 투명성과 책임 있는 공개를 해야하고, 강력하고 안전한 방식을 사용하고 잠재적 위험을 지속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하며, 원칙에 따른 수행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명시한다. 

자율주행차, 경비용 로봇, 의료용 로봇, 스마트 계약, 주식거래, AI 드론, AI 기반 방위시스템과 무기 운용, 자율운항 시스템, 교통통제 시스템, 헬스케어 치료제 등 모든 영역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국가와 사회, 인류와 개인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공공성과 파급성, 윤리성, 안정성이 요구되고 있기에 AI 개발자도 선서가 필요해 보인다. “나는 AI 개발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인식하고, 규범을 준수하며 인간의 이익과 안전, 사회적 발전과 책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을 맹세한다”로 시작하는 AI 튜링 선서는 어떨까?

* 최형광 교수(hk.choi@ssu.ac.kr)는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AI·SW융합학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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